'강남3구' 송파의 굴욕…잠실엘스·파크리오 집값 4억 '뚝'

입력 2022-07-20 17:39   수정 2022-07-28 19:01


서울 강남구, 서초구와 함께 ‘강남 3구’로 통하는 송파구(사진)의 아파트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서울 외곽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세가 강남 3구로까지 확산한 가운데 강남·서초구에 비해 송파구의 아파트값 낙폭이 유독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 채’로 자산을 재편하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강남·서초구보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송파구에서 매물이 쌓이고 매매가도 낮아지는 강남권 가격 차별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둘째 주(11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하락했다. 2020년 5월 넷째 주(-0.04%) 후 2년2개월 만의 최대 하락 폭이다. 지난 5월 넷째주 이후 8주 연속 내림세다. 올해 누적 변동률은 -0.13%로, 각각 0.31%, 0.66% 오른 강남구와 서초구는 물론 동작구(0.02%), 양천구(-0.04%), 영등포구(-0.10%) 등지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다.

흔히 ‘엘리트파레’(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파크리오, 레이크팰리스)로 불리는 송파구 잠실·신천동 인근 ‘대장주’ 아파트들도 이전 최고가보다 수억원씩 하락한 가격에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 15일 23억2000만원에 팔렸다. 작년 10월 기록한 신고가(27억원)보다 4억원 가까이 하락한 금액이다. 잠실동 A공인 관계자는 “기존 최고가 거래는 수요자에게 인기가 많은 한강변 14층 매물이고, 이번 거래는 아파트 단지 중앙에 있는 중고층 매물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낙폭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도 지난달 21억15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25억3000만원, 2021년 8월)보다 4억원 넘게 떨어졌다. 작년 9월 24억5000만원까지 올랐던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 실거래가도 지난달 23억원으로 내렸다. 잠실동 B공인 관계자는 “잠실동 전체가 2년 넘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급락한 가격에라도 거래가 된 걸 다행으로 여기는 집주인도 있다”고 전했다.

규제 완화 기대로 들썩이던 재건축 아파트 집값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송파구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지난달 직전 최고가(28억70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떨어진 27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위축되면서 아파트 매물도 쌓여 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송파구 아파트 매물은 4233건으로 연초(2853건) 대비 50%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서울에서 가구 수가 가장 많은 가락동 헬리오시티 매물은 같은 기간 230가구에서 473가구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송파구는 강남구, 서초구에 비해 아파트 공급 물량도 많은 편이어서 집값 하락 압력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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